MUDVAYNE / BEGINNING OF ALL THINGS TO END 2000년 여름 발매되어 작년까지 하드코어/뉴메틀 계를 후끈 달구었던 앨범 [L.D. 50]의 주인공 Mudvayne이 새로운 앨범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이 앨범은 엄밀히 따지자면 새로운 앨범이 아니다. 이들이 Sony/Epic과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에 독자적으로 발매했던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Kill I Oughta]앨범의 메이저 업그레이드 버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 앨범은 [L.D. 50] 이후의 발전된 모습이라기 보다는 그 이전의, 더욱 거칠고, 더욱 꾸며지지 않은, 공격적인 음악을 담고 있는 것이다. 1996년 일리노이주에서 Kud (M. McDonough) (vocals), Gurrg (G. Tribbett) (guitar), sPaG (C. Gray) (drums)을 주축으로 결성된 Mudvayne은 원년 베이시스트 대신 Ryknow (Ryan Martinie)가 들어온 이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기 시작한다. 이 친구들도 몇몇 선배들을 쫓아 얼굴에 기괴한 분장을 하고 다니는데, 이들이 Slipknot의 투어에 오프닝으로 섰던 것은 음악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외모적으로도 유사하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Mudvayne은 [Kill I Oughta]라는 앨범을 자신들이 직접 제작하여 독자 발매한 후, 국지적인 활동을 펼치다가 Epic과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으며, 이후 Slipknot의 전미투어에 오프닝 밴드로 활약하며 이름을 떨친다. 그리고 이 투어가 끝나자마자 성공적인 데뷔작 [L.D. 50]이 발매되었다 (이 앨범은 5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골드를 기록했다). Slipknot의 데뷔 앨범과 근작 [Iowa]에 열광하는 팬들이 이들의 초기작 [Mate, Feed, Kill, Repeat]를 구하기 위해 노력한 것과 마찬가지로, Mudvayne의 [L.D. 50]의 강력한 사운드에 반한 팬들은 이들의 초기작 [Kill I Oughta]를 구하기 위해 수소문하였나 부틀렉이나 고가의 중고판만 나돌 뿐이었다. 이런 현상을 지켜보던 Sony에서 결국 [Kill I Oughta]를 몇 개의 보너스트랙과 함께 재발매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다. 이 앨범의 내지에 보면 "In no way should this be seen as a representation of the present Mudvayne (이것이 Mudvayne의 현재 모습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여져서는 안 된다).”라는 문구가 있다. 앞서 말한대로, 이 앨범은 초기의 곡들로 재발매한 것이기 때문에, 보다 더 헤비하고, 보다 더 공격적이고, 보다 간결하다. 그러면서도 [L.D. 50]에서 보여준 음악적 공식이 어떻게 발전되었나를 보여준다. 거친 기타 리프와 묵직한 베이스 라인, 그리고 갑작스러운 템포의 변화, 분노의 고함과 멜로딕한 하모니의 공존 등이 이 앨범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 특히 Some Assembly Required와 Seed 등의 곡들이 추천할 만 하며, Cultivate의 멜로디 라인도 인상적이다. Central Disposal과 Coal은 라이브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는데, 스튜디오 레코딩과 별 다를 바 없을 정도의 연주력이 돋보인다. [L.D. 50]의 수록곡인 Dig의 두 가지 리믹스 버전이 들어 있는데, 드럼 머신과 댄스풍의 비트에 팬들이 의아해 할 수도 있겠으나 색다른 재미를 준다. 가장 눈길을 끄는 트랙은 러닝타임이 무려 17분에 달하는 마지막 트랙 L.D. 50인데, [L.D. 50]에 등장했던 interlude들을 모두 모아서 들려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Mudvayne의 팬이라면 반갑게 귀를 열어줄 만한 앨범이며, 이들의 음악을 처음 접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도 시작점으로 썩 괜찮은 앨범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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